책 속으로 난 길

제주도 사진 몇 장 보세요(2006. 1. 27)

귤밭1 2006. 1. 31. 11:35

여러분들, 설 잘 쇠셨지요? 나는 제주도에 설 쇠러 갔다가 어제 늦게 서울에 왔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잘 지냈습니다. 그 대신에 여성들은 설 음식 푸짐하게 차리느라고 여전히 고생 많이 했지만요. 도와 주자고 마음먹지만 되지 않습니다. 막상 닥치면 마음이 말을 안 듣는데다가 오래만에 친구들을 만나 새벽까지 술 마시다 보면 낮에는 잠을 자게 되니까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요?

 

분위기를 바꿀게요. 27일에는 제주시의 용두암에서 한림이라는 곳까지 30킬로미터 정도를 걸었습니다. 역시 전날에 술을 늦게까지 마셔서 11시부터 6시까지 걸었는데 배낭도 안 멘데다가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걸음을 빨리한 결과입니다. 옛부터 있었던, 섬을 일주하는 길-고등학교는 고향을 떠나 제주시에 있는 학교에 다녔는데 그때 고향에 오고갈 때 버스를 탔던 길입니다(사진에 나오는 12번 도로입니다). 나중에는 한라산 중턱을 횡단하는 도로를 이용했습니다-을 따라가다가 새로 난 해안도로(사진에서 해안을 따라 빨갛게 표시된 길입니다)가 있으면 거기로 걸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해안 도로가 섬 전체에 다 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가 되지요. 해안도로는 겨울이라 사람이나 차가 많지 않은데다가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끔 넓은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거기다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 파도가 높아서 걷는 맛이 그만이었습니다. 내 고향이 좋은 곳임을 다시 느꼈습니다. 물론 자연 풍광을 해치는 숙박업소나 음식점이 너무 많이 들어서서 보는 이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뭐, 전국적인 현상이니 어떻게 할 수 없지 하는 체념이 앞을 섰습니다.

 

지금까지 걸었던 길 가운데는 최고였습니다. 특히 해안도로는 그랬습니다. 물론 고향이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결과이겠습니다만 차는 드물고 파도는 눈 앞에 있는 것이 그렇게 느끼게도 했을 것입니다. 내려간 김에 며칠 더 걸을까 했는데 서울에서 할 일이 생겨서 올라왔습니다. 일을 마치면 순천으로 가서 경남의 해안가까지 다시 걸을 생각입니다.

 

걸으면서 찍은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사진 5,   사진 6,   사진 7,   사진 8,   사진 9,   사진 10,   사진 11,   사진 12,   사진 13,   사진 14,   사진 15,   사진 16,   사진 17,   사진 18,   사진 19,   사진 20,   사진 21,   사진 22,   사진 23,   사진 24

 

 

훈이네 집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