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난 길

50km 걷기 실패하다(2006. 7. 26)

귤밭1 2006. 8. 14. 23:38

원래는 어제 25일부터 걷기 여행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목요일과 금요일에 큰비가 내린다고 해서 못 떠나고 있다. 비 맞으며 걸을 용기가 없어 날씨 탓을 하는 것이다. 나이는 이런 것인가 보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은 한강변을 돌아다니고 있다. 작은 가방에 생수 큰 것으로 한병만 달랑 넣고 걸으니 거의 짐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한 시간에 10분을 쉬고도 5km 정도는 진도가 나간다. 그러니까 10분에 1km다. 직접 해 보면 알겠지만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팔과 다리를 놀려야 갈 수 있는 거리다.

 

그저께는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35km 정도 걸었다. 물집이 생길 조짐인지 오른쪽 발바닥의 앞쪽이 따끔거리는 것 이외에는 큰 이상이 없어 어제는 50km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제까지는 갔던 길을 돌아오는 식이었는데 지루한 느낌이 있어서 이번에는 다리를 건너서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오전 9시에 시작했으니 늦은 셈이다. 시간당 걸음으로 따지면 오후 7시간 30분까지 걸으면 채울 수 있는 거리지만 갈수록 속도가 느려지고 쉬는 시간이 늘어날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과정을 일일이 다 얘기할 것은 없겠고 결론은 실패였다. 집에까지 다 왔으면 48km쯤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강변을 벗어나 집으로 오는 길이 문제였다. 30분 정도의 거리일 뿐인데 지쳐서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좀 쉬면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음식점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게 결정적으로 문제였다. 밥을 먹고 일어서려고 하니 넓적다리의 근육이 땅겨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30분을 못 참고 택시를 타고 말았다. 집에 와서도 다리가 아파 낑낑거리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에는 일찍 출발해서 꼭 걷고 말아야지.

 

 

 

훈이네 집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