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난 길

세상에서 가장 슬픈 클래식

귤밭1 2007. 6. 1. 12:33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음반을 찾다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클래식'이라고 제목을 단 석 장짜리 시디 묶음을 샀다. 요즘에는 이를테면 'Chill with bach'(Naxos), 'Meditation for Bach'(Naxos)같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모아놓은 음악을 많이 듣게 된다. 잘 모르니까 편하게 어떤 음악인지를 알려고 하는 의도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저 슬픈 음악도 그래서 고른 거고. 전체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사라사테 - 찌고이네르바이젠
2. 라흐마니노프 - 보칼리즈
3. 알비노니 - 아다지오
4. 로드리고 -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중 2악장
5. 슈베르트 - 세레나데
6. 민요 - 푸른 옷소매
7. 비발디 - 사계 '봄' 중 2악장
8. 모차르트 - 레퀴엠 중 눈물의 날 (라크리모사)
9.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
10. 멘델스존 - 베네치아의 뱃노래 1번
11. 퍼셀 - 디도의 애가
12. 블로흐 - 기도
13. 슈베르트 - 겨울 나그네 중 환상의 태양
14. 슈베르트 - 현악 4중주 2번 2악장
15.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1. 푸치니 - 나비 부인 중 어느 갠 날
2. 라벨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3. 쇼팽 - 야상곡 1번
4. 그리그 - 솔베이그의 노래
5. 그리그 - 늦봄
6. 도브르작 - 슬라브 무곡 2번
7. 바흐 - 마태 수난곡 중 불쌍히 여기소서
8. 바흐 - 아누스 데이
9. 하이든 - 호른 협주곡 2번 2악장
10. 로제티 - 호른 협주곡 E장조 중 2악장
11. 마스네 - 멜로디 (비가)
12. 말러 - 죽은 아이를 기리는 노래 중 왜 그렇게 어두운 눈빛이었는지
13. 슈만 - 12개의 시 중 남 모르는 눈물
14.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6번 '비창' 4악장
15. 포레 - 파반느
16. 포레 -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중 시실리안느
17. 헨델 -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18. 마르첼로 - 오보에 협주곡 2악장
19. 크라이슬러 - 사랑의 슬픔
20.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라 스트라바간자) 2악장
21.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라 체트라) 2악장
22. 차이코프스키 - 어린이를 위한 앨범 중 옛 프랑스 선율
23. 차이코프스키 - 사계 중 6월 '뱃노래'
24. 차이코프스키 - 우울한 세레나데
25. 푸치니 - 라보엠 중 오, 미미는 돌아오지 않고
26. 브람스 - 바이올린 소나타 3번 2악장
27. 바버 - 현을 위한 아다지오
28. 바흐 -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중 5악장 샤콘느

슬픔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이다. 슬픔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슬픔은 이상주의자와 인간의 유한성을 겸손하게 인정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선물이다.

슬퍼야 상대방의 슬픔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런 슬픔이 모이면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슬픈 사람은 탐욕에서 자유롭다. 슬픔의 눈물이 몸과 마음에 낀 더러운 때를 씻어 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슬프지 않다면 저런 음악이라도 들어 볼 일이다. 슬픔에 전염될지도 모르니까.

* 참고로, 음악을 잘 아는 분이, 내가 저런 음반을 샀다니까 저 목록에 든 이름 몇 개와 함께 비탈리의 <샤콘느>,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2번, 쇼스타코비치의 <로망스> 등을 덧붙여 주었다. 저런 귀를 가진 사람이 몹시 부럽다. 그리고 내 얕은 귀가 슬프다.

 

* 저 음악을 들으면서 내 글 <슬픔>도 같이 봐 주세요.

 

 

훈이네 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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