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나쁜 시 좋은 시, 나쁜 시 / 이훈 지하철 역에 가면 승강장 안전문 유리창에 유명한 시인의 작품과 시민 공모작을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공모를 알리는 기사를 보건대 기성 시인의 작품은 시민이 추천한 것인 듯싶다.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참 좋다. 시민들은 시를 써 솜씨를 뽐내고, 승객들.. 책 속으로 난 길 2018.08.16
질문의 힘 질문의 힘/ 이훈 먼저, 질문부터 해 보자. 프랑스 아이들이 ‘엄마’ 다음으로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 ‘왜?’라고 한다. 하기야 사람은 원래 호기심 덩어리로 태어나니 이상한 일은 아니다. 삶이란 게 세상과 관계를 맺는 것이므로 제대로 살자면 세상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러자면 물.. 책 속으로 난 길 2018.04.26
내가 소중하다-체벌을 생각하다 온전히 나를 위해 무엇을 하거나 가지고 싶다는 욕망 - 쉬울 것 같죠? 의외로 안 쉽답니다. 내가 뭘 즐거워하는지 아는 자기파악 능력, 그리고 스스로를 정말로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실천 능력이 있어야 하죠. 내가 나 스스로를 ‘접대’하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당신을 먼저 대접해주지 .. 책 속으로 난 길 2010.09.05
정답 먼저 기사를 읽고 내 얘기를 좀 하자. 예로머 더빗(29·사진)은 21세기의 하멜이다. 유럽 안에서 한국학 연구의 허브 구실을 하는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의 한국학과에 다닌다. 2002년에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우리나라 말을 배웠으며 2006년부터는 한국외대에서 강의하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 책 속으로 난 길 2009.11.03
사람과 사람 사이 책 읽다가 좋은 대목이 있어서 우리 집 식구들에게 읽어 드리고자 한다. 판화가 이철수가 무위당 장일순을 두고 한 말이다. 작품 전시하면 꼭 올라와서 같이 봐 주시고, 그림에 관해서도 애들처럼 재미있어하면서 보셨어요. "맞아!" 하시면서. 내가 해 놓은 사소한 이야기들 속에 깊이 들어와서 즐거워.. 책 속으로 난 길 2009.07.04
나희덕의 시 <빚은 빛이다> 읽기 '현대문학이론"이란 과목의 기말고사에 나희덕의 시를 분석해 보라는 문제를 냈다. 학생들이 쓴 답안지를 소개한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잘 썼다고 생각해서 고른 것이다. 먼저 시를 읽고 나서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 보기로 하자. 마지막에 학생들의 글을 읽은 내 소감도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 책 속으로 난 길 2009.06.12
정해진 길 ‘안여돼’를 아십니까. 안경+여드름+돼지. 오타쿠 이미지를 비꼴 때 종종 등장하는 용어지요. ‘안여돼’로 오해받을 위험을 불사하고 ‘덕후왕 선발대회’에 응모한 독자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심사하면서 배꼽 잡았습니다. 좋아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밤새우고 줄을 서다 발작 일.. 책 속으로 난 길 2009.05.09
“한국 사회는 좀 미친 것 같다” 영어 교육과 관련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갖가지 희극을 연출한 바 있다. 아마 그 압권은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외국어 표기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언어학의 기초 지식만 갖고 있어도 저런 무식한 말을 못할 텐데 희극을 지나 비극이 돼 버린 장면을 마주하는 마음이 영 편안하지가 .. 책 속으로 난 길 2008.02.17
왜 '모습'이란 말을 많이 쓸까? 요즘 교육대학원생이 제출한 논문을 읽느라 정신이 없다. 현대문학 분야 논문 제출자 18명 가운데 내가 지도해야 할 학생이 16명이다(이렇게 학생이 많이 몰린 것은 전적으로 현대소설 분야의 논문이 다른 영역보다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므로 오해 없기 바란다.). 읽으면서 문제.. 책 속으로 난 길 2007.12.27
김장했어요-상처의 추억 지난 토요일(2007. 12. 1) 오후에 김장했다. 강남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서 저린 배추 여섯 상자를 사고 와서 밤늦게 마쳤다. 이렇게 하면 내가 대단한 일을 한 것같이 보일 수도 있겠는데 나는 사실 김장하는 사람 옆에서 얼쩡대기만 했다. 내가 한 일이란 게 사온 배추 상자나 양념 등을 나른 다음.. 책 속으로 난 길 2007.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