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은 KBS의 프로듀서 송웅달의 <<900일간의 폭풍 사랑>>(김영사, 2007)을 읽었다. 2005년에 KBS에서 방영한 <<사랑>> 3부작을 중심으로 하여 편집 과정에서 뺀 것을 모아 엮어낸 것이다.
재밌다. 사랑은 본능에서 시작한단다. 폭풍 같은 사랑의 열정을 느끼는 사람은 "쾌락의 신호를 반사적으로 찾아 헤매는 파블로프의 개'와 크게 다르지 않"(55쪽)다. 그런데 이 사랑의 격정은 오래 가지 못한다. 길어야 900일 정도란다(책의 제목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랑에 빠져서 오로지 연인에게만 매달려 있으면 사는 데 막대한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랑이 너무 짧다고 슬퍼할 것은 없다.
또 사랑이 불타는 열정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격정이 지나면 상대방을 신뢰하고 배려하는 애착의 관계로 나가는데 이것도 사랑이다. 원초적 본능에 기초한 격정이든 이성의 작용이 가해지는 애착이든 사랑은 다 당사자를 건강하고 젊고 예쁘게 만들어 준단다.
그러므로 사랑하자. "포유류에게 운동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가까운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다. (중략) 매일 친밀함을 나누는 것이 매일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좋다. 행복한 인생의 진리는 가까운 사람을 많이 만져주고, 그와 많이 대화하며, 많은 좋은 감정을 교류하는 데에 있다."(209쪽)
행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길이 이렇게 아주 가까이 있는데, 멀리 있는 것을 괜히 찾는 것이나 아닌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특히, 물질은 어느 정도만 갖춰져 있으면 부부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귀담아둘 만하다.
(2002년 기준으로) 월 소득이 140만원 이하인 저소득 가정에서는 부부 만족도가 낮았지만 월 소득 150만원이 넘으면 소득에 따른 부부 만족도의 차이는 그다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월 소득이 200만 원이든 500 만원이든 1,000 만원이든 소득의 많고 적음은 부부 만족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노익상 한국리서치 대표의 말, 179쪽)
KBS에 들어가면 이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부부나 연인과 함께 꼭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여기를 누르면 된다. 그런데 혼자면 어떻게 하냐고. 사랑을 찾아 나서라고밖에 할 수 없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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