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난 길

옛날에는 노는 데 돈이 들지 않았는데

귤밭1 2008. 4. 16. 15:49

"여러분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얼마 전까지 해도 아이들이 누리는 즐거움의 거의 대부분은 돈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금은 많은 돈이 없으면 그런 것조차도 살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여러분 중에는 놀이를 위한 여러 가지 도구나 기계, 시설이 없으면 즐겁게 놀기가 대단히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옛날 아이들은 그런 것 하나 없어도 모두 즐겁게 뛰어놀았다. 내가 자주 가는 '남쪽'(남미의 아마존 밀림지대-이훈) 나라들은 지금도 그렇다. 거기에서는 누구나 '무엇이 없기 때문에 놀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 있는 것으로 놀 뿐이다. 없는 것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을 틈이 있으면 지금 있는 것을 활용해서 즐긴다. 어느 누구도 즐기는 데 돈이 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 없는 사람은 즐길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쓰지 신이치, 이문수 옮김, <행복의 조건>, <<천천히가 좋아요>>, 나무처럼, 2007, 153쪽)

 

"노는 것에 관한 한 어른들은 아이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놀이의 명인이다. 어른들이 하는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노는 것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성장해서 어른이 되면 노는 것에 아주 서툴러진다. 왜 그럴까? 그건 다분히 '시간을 쓸모없이 보내는' 일에 서툴러졌기 때문이 아닐까? 놀이란 원래 시간을 그렇게 쓸모없이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쓸모없이 보낼 수 없는 어른들은 결국 노는 것도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호모 루덴스>, 위의 책, 159-60쪽, 참고로 '놀이'에 대한 내 글은 여기를 보세요)

아이들은 이런 존잰데 이명박 정부는 0교시 뭐니 하며 아이들을 괴롭히려 안달이다. 불쌍한 이 아이들을 구원해 주시옵소서. 제발 우리 아이들을 마음껏 뛰어놀게 하소서.

 

훈이네 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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